User-created image터미널로 돌아와 수돗가에서 재밌게 양치하고 복숭아도 샀다. 통화에서 지안까지는 약 2시간 반이 걸린다(시간표 상으로). 우리가 탄 버스는 아담한 사이즈인데 의자와 의자 사이가 너무 좁아서 다리를 제대로 가눌 수가 없어 불편하기 그지 없다. 구리구리한 진내와 여기저기 피워대는 담패 냄새와 복도에 꽉차게 들어선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다시는 버스를 안타고 싶게 만든다.
그래도 이곳은 백하보다는 훨씬 나아 보인다. 건물도 상가도 곧 쓰러질 것처럼은 생기지 않고 공기도 훨씬 나은 듯하다. 지금 날씨는 습하고 덥다. 지안에 도착해서의 관광이 기대된다. 이번 여행에서 날씨에 관해서는 정말 복 받은 게 틀림없다. 열심히 착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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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created image9월 5일 16시 30분 통화행 버스 안

산 좋고 물 좋고 공기좋은 산 골짜기를 굽이굽이 넘어오니 여기저기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내인 듯한 분위기의 대로변을 지나가면서 지안은 참 깨끗한 도시임을 느꼈다. 매연도 없고 길가에 더러운 오물도 없고 거부감을 주는 중국 냄새도 없다. 계획도시로 개발되었는 지 잘 정돈된 건물들이 좋은 인상을 준다. SES나 김희선, 채시라 같이 낮익은 얼굴들이 간판에서 간혹 눈에 띈다. 행인들의 옷차림도 훨씬 나아보이는 이곳에서 왠지 한국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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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created image버스에서 내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조선족 아저씨 한 분이 이것저것 설명하면서 말을 붙인다. 아저씨 도움으로 통화로 돌아갈 차편의 표를 미리 사두었다.(이때 안 샀다면 세 시간을 서서 가는 고생을 했을 게다.) 아저씨를 경계하면서 정보를 얻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 광개토대왕비와 장군총 등이 지금 공사중이라 관람할 수도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는 게 아닌가!!! 이런 청천벽력같은 흑흑..
그래도 우선 돌아보기로 하고 이 아저씨의 톡톡이에 올라탔다. 4명이 앉으니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것만 같았다.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즐겁게 웃고 놀다가 농장 가득인 농촌 사이깃로 들어가다 차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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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created image이곳이 바로 압록강. 중국과 북한의 국경이다. 강 너머로 북한이 또렷이 보였다. 북한의 만포시란다. 커다란 산 중턱에는 북한의 표어가 눈에 잘 띄게 걸려있고, 저쪽 발치엔 김일성 초상화도 어렴풋이 보인다. 생각했던 것보다 건물들이 좋아보여 놀랐으나 이내.. 외부에 보이는 곳이라 잘 해놓은 것이라고 우리 일행은 결론 지었다. ^^a
사진 찍으면 안된다는 말에 몰래 살곰살곰 몇 장을 찍은 뒤 말없이 흐르는 압록강을 바라보다가 다시 톡톡이에 올랐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갔던 길을 되돌아오는 듯 하더니 갑자기 왼편으로 광개토 대왕비가 보였다. 비석 주변으로 자그마한 정자가 있고 유리벽으로(총알에도 안깨진다는 데.. 과연 정말일까? -_-) 사방이 가려진 채 주변엔 풀밭이었다. 갑작스레 생겨나는 실망감을 잠시 멈추고 조금 더 가니 톡톡이가 멈추어 선다. 멀리 앞 쪽에 보이는 것이 장군총이라 한다. 역시 국사책에 나오는 그대로이다. ^^ 더 이상 가까기 가면 안된다는 아저씨의 주의가 너무 얄미울 정도로 멀리서 밖에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직접 그 돌들을 만져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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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created image아쉬움을 꼭꼭 감추고 광개토대왕비 근처에서 걸어 내려갔다. 비석 입구에 관리소로 보이는 작은 건물이 있고 중국인 몇 명이 지키고 있었다. 우리를 들어오지 못하게 가까이 가서 구경도 못하게 했다. 너무 미웠다. -0- 왜 하필 지금 공사를 해서 우리를 이렇게 맘 아프게 하나. 공사한다고 사진도 못 찍게 하다니 정말 중국이 얄밉다. 호태왕비 근처에 있는 흙무덤(아저씨가 호태왕능이라고 했는데 아닐 거라 생각한다... 과연?? -_-a) 곁에 가서 아저씨가 몰래 촬영하라 하신다. 고마운 아저씨. 흐흐..
무언지 모를 묘를 찍고 나서 약간 더 이동하니 이곳저곳에 방치된 고분들이 나왔다. 족히 열개 정도는 거뜬히 될 듯한 묘들이 잡초 무성하게 아무런 관리시설 없이 방치되어 있었다. 정말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고분 사진은 찍지 못하고 근처 동네 골목에 들어가 잡다한 사진을 찍고 다시 톡톡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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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created image이제 국내성을 볼 차례다. 이제는 모두 허물어지고 망가져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고구려의 도성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지안 시내의 아파트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족히 반은 무너져 내린 듯한 야트막한 돌담 언덕이 남은 흔적이라 하니 아쉽기 그지 없다. 역시 사진도 찍지 못하고 다시 차에 올랐다.
유유히 흐르는 압록강을 다시 뒤로 하고 버스 터미널로 돌아왔다. 수고해 주신 아저씨께 사례를 하고 통화행 차에 몸을 실었다. 계란을 꿀꺽 해치우고 수타면 하나를 마구 부숴서 또 꿀꺽 했더니 배가 부르다. 너무나도 아쉽기만 한 짧은 지안 여행이었다. 9월 15일에 공사가 끝난다고 하니 더욱 아쉽다. 하지마 언젠가 다시 와서 볼 수 있을 거라고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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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created image9월 5일 23시 30분 장춘행 기차 안

통화로 오는 버스 안에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토의를 다 하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버스 터미널은 이미 닫혀져 있고 모두들 야간 열차로 의견이 치우쳐서 그리하기로 결정하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21:43 장춘행 열차표를 구입했다. 우리가 의도한 푹신한 침대가 없고 다른 침대가 있다고 하여 그걸 끊었다. 통화행 열차와는 번호 매기는 방식이 다른 건지.. 번호에 연관성이 없어 보여 걱정하면서 개찰구 위치를 봐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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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created image야간 열차를 타고 왔기 때문에 씻지 못한 -0- 꾀죄죄한 모습을 조금이나마 바꿔보려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했다. 보기엔 엽기였지만 머리를 감고 나니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허허.. 한바탕 쇼를 하고 통화역을 나섰다. 역 앞 광장에서는 어제 백하 역 앞 광장에서와 같은 무용단의 충과 음악으로 분주했다.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다니며 이것저것을 구경했다.
지안과는 다르게 쾌적하지 않은 거리를 누비면서 별로 할 게 없었다. 군것질을 하고 이러저리 쏘다니다 보니 9시가 다되었다. 힘든(?) 협상 끝에 값 흥정에 성공하여 과일을 한 아름 사고, 물 대신 먹을 스프라이트 1.2리터 짜리를 구입했다. 근처 식당에 가서 밥 2개를 포장해서 기차역으로 건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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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created image매캐한 공기 속에 수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는 통화역 대합실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과 딱딱한 침대일 지 모를 두려운 마음으로 초초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마침내 열차에 탑승. 우리가 구입한 표는 딱딱한 침대가 아니고 제일 좋은 침대칸이었다. 4인 1실이었는데 쾌적하고 안락한 분위기에 우리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독립적으로 문도 잠글 수 있어서 안전에도 문제 없었다! 탁자와 뜨거운 물까지 완비.. 환상적인 기차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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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created image부리나케 씻고 먹고 하니 하루의 피로가 온 몸을 덮친다. 얼굴에 약간의 미열이 있는 듯하다. 이제 또 잠을 청해야겠다. 우리가 처음 출발할 때 잡은 일정에서 하루가 더 생겼다. 후훗. 하늘이 우리의 일정을 잘 조율해 주는 듯한다.
힘들게 가져온 우비도 잠시 사용할 수 있게 비도 내려주고 그 외에는 날씨도 정말 시원하고 맑게 해주시니 복받는 느낌이 계속 든다. 이번 여행은 행운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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