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곳은 백하보다는 훨씬 나아 보인다. 건물도 상가도 곧 쓰러질 것처럼은 생기지 않고 공기도 훨씬 나은 듯하다. 지금 날씨는 습하고 덥다. 지안에 도착해서의 관광이 기대된다. 이번 여행에서 날씨에 관해서는 정말 복 받은 게 틀림없다. 열심히 착하게 살아야겠다.
'오래된사진) 떠나볼까?/백두산'에 해당되는 글 48건
- 2004.02.14 우리를 도와준 조선족 아주머니와 통화 버스터미널에서
- 2004.02.14 북한을 마주한 압록강변에서
- 2004.02.14 멀리서만 볼 수 있는 장군총
- 2004.02.14 우리가 지안에서 타고 다닌 톡톡이
- 2004.02.14 통화역에서 표를 끊기 위한 작업중(?)
- 2004.02.14 통화역 화장실.. 문이 없다는 사실.. 뜨아.. 2
- 2004.02.14 통화역 앞 광장에서.. 디카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중국인들
- 2004.02.14 통화역. 피곤에 지친 몸으로 장춘행 열차를 기다리다..
- 2004.02.14 장춘역 앞 로터리.. 도로위의 사람들을 보라 -_-
- 2004.02.14 장춘역 앞 시내. 왼쪽에 피자헛@
그래도 이곳은 백하보다는 훨씬 나아 보인다. 건물도 상가도 곧 쓰러질 것처럼은 생기지 않고 공기도 훨씬 나은 듯하다. 지금 날씨는 습하고 덥다. 지안에 도착해서의 관광이 기대된다. 이번 여행에서 날씨에 관해서는 정말 복 받은 게 틀림없다. 열심히 착하게 살아야겠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좋은 산 골짜기를 굽이굽이 넘어오니 여기저기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내인 듯한 분위기의 대로변을 지나가면서 지안은 참 깨끗한 도시임을 느꼈다. 매연도 없고 길가에 더러운 오물도 없고 거부감을 주는 중국 냄새도 없다. 계획도시로 개발되었는 지 잘 정돈된 건물들이 좋은 인상을 준다. SES나 김희선, 채시라 같이 낮익은 얼굴들이 간판에서 간혹 눈에 띈다. 행인들의 옷차림도 훨씬 나아보이는 이곳에서 왠지 한국이 느껴진다.
그래도 우선 돌아보기로 하고 이 아저씨의 톡톡이에 올라탔다. 4명이 앉으니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것만 같았다.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즐겁게 웃고 놀다가 농장 가득인 농촌 사이깃로 들어가다 차가 멈췄다.
사진 찍으면 안된다는 말에 몰래 살곰살곰 몇 장을 찍은 뒤 말없이 흐르는 압록강을 바라보다가 다시 톡톡이에 올랐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갔던 길을 되돌아오는 듯 하더니 갑자기 왼편으로 광개토 대왕비가 보였다. 비석 주변으로 자그마한 정자가 있고 유리벽으로(총알에도 안깨진다는 데.. 과연 정말일까? -_-) 사방이 가려진 채 주변엔 풀밭이었다. 갑작스레 생겨나는 실망감을 잠시 멈추고 조금 더 가니 톡톡이가 멈추어 선다. 멀리 앞 쪽에 보이는 것이 장군총이라 한다. 역시 국사책에 나오는 그대로이다. ^^ 더 이상 가까기 가면 안된다는 아저씨의 주의가 너무 얄미울 정도로 멀리서 밖에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직접 그 돌들을 만져보고 싶었는데..
무언지 모를 묘를 찍고 나서 약간 더 이동하니 이곳저곳에 방치된 고분들이 나왔다. 족히 열개 정도는 거뜬히 될 듯한 묘들이 잡초 무성하게 아무런 관리시설 없이 방치되어 있었다. 정말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고분 사진은 찍지 못하고 근처 동네 골목에 들어가 잡다한 사진을 찍고 다시 톡톡이에 올랐다.
유유히 흐르는 압록강을 다시 뒤로 하고 버스 터미널로 돌아왔다. 수고해 주신 아저씨께 사례를 하고 통화행 차에 몸을 실었다. 계란을 꿀꺽 해치우고 수타면 하나를 마구 부숴서 또 꿀꺽 했더니 배가 부르다. 너무나도 아쉽기만 한 짧은 지안 여행이었다. 9월 15일에 공사가 끝난다고 하니 더욱 아쉽다. 하지마 언젠가 다시 와서 볼 수 있을 거라고 달래본다.
통화로 오는 버스 안에서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토의를 다 하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버스 터미널은 이미 닫혀져 있고 모두들 야간 열차로 의견이 치우쳐서 그리하기로 결정하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21:43 장춘행 열차표를 구입했다. 우리가 의도한 푹신한 침대가 없고 다른 침대가 있다고 하여 그걸 끊었다. 통화행 열차와는 번호 매기는 방식이 다른 건지.. 번호에 연관성이 없어 보여 걱정하면서 개찰구 위치를 봐두었다.
지안과는 다르게 쾌적하지 않은 거리를 누비면서 별로 할 게 없었다. 군것질을 하고 이러저리 쏘다니다 보니 9시가 다되었다. 힘든(?) 협상 끝에 값 흥정에 성공하여 과일을 한 아름 사고, 물 대신 먹을 스프라이트 1.2리터 짜리를 구입했다. 근처 식당에 가서 밥 2개를 포장해서 기차역으로 건너왔다.
힘들게 가져온 우비도 잠시 사용할 수 있게 비도 내려주고 그 외에는 날씨도 정말 시원하고 맑게 해주시니 복받는 느낌이 계속 든다. 이번 여행은 행운 투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