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복잡한 상념들이 최고조에 이르는 그 길.. 화서역에서 울집 오는 버스 타는 버스정류장까지 걸어오는 그 길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난.. 점점 고슴도치가 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누가 다가올세라.. 쭈뼛.. 가시를 치켜세우는..
빼앗길 것도 없고.. 지킬 것도 없으면서.. 무에가 그리 무서운 지..
그리고 웅크릴 데로 웅크리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자신의 가시에 되려 찔려버릴 지도..

이런 날은..
치과에 가서 썩은 이들을 몽땅 들어내버리고..
잇몸으로만 살고 싶다..
그러면 왠지 가볍고.. 시원한 느낌일 듯..
하지만 이내 제대로 먹지 못하고.. 괴로워하겠지..

언제쯤이면 나도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자신이 될 수 있을까.
부끄러울 일을 하지 않고.. 후회할 말을 하지 않고.. 흥분하지 않으면서도.. 잔잔한 대화를 할 수 있고.. 미래를 계획할 줄 알고.. 남을 위로할 줄 알고.. 남에게 좋은 인상으로 기억될 수 있는..
꿈꾸다 보면.. 언젠간 그런 날이 오겠지..

억센 이 고슴도치의 가시들도.. 언젠간 부드러운 깃털처럼..
Posted by Ha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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