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입니다.
2003이라는 숫자가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달력이 휙하니 바뀌어버렸군요.
어느 순간부터인가.. 인간은 숫자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 숫자를 엮어서 하루하루를 만들고.. 해가 뜨고 달이 뜨고하는 날들을 엮어서 한달.. 계절.. 그리고 한 해를 만들었습니다.
31일에 뜨는 해와 1일에 뜨는 해가 매한 가지.. 바로 그 해인 것을.. 우리는 1월 1일 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많은 것들을 정리하고 다짐합니다.
31일 종각역에 도착하여 가볍게 사는 얘기들을 하다가.. 2004년이 되는 바로 그 시간에.. 염원하던 보신각 종은 보지도 못하고.. 종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수많은 인파와 함께 새해를 기뻐하는 폭죽소리와 함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사물놀이패의 흥겨운 장단을 들으니 참 좋습디다. ^^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는 이 소리를 들을 기회가 전혀 없었다는 게 아쉽습니다.. 그 동안 잊고 지냈었는데... 이런 기회에 들으니 감회가 새롭고.. 앞으로는 기회를 만들어가면서 종종 볼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새벽을 오손도손 지내고..
언제나 가보고 싶었던.. 남산타워로 향했습니다. 새벽길이 상쾌하고.. 좋더군요.. 다만 밤을 샜던 지라.. 머리가 좀 띵한 거만 빼고.. ^^;; 가벼운 산행도 참 간만이었지요.. 조금만 더 산행구간이 길었더라면 대략 힘들었을 겝니다. ^^;
7시 45분에 해다 뜬다는데.. 남산꼭대기에 6시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무쟝 추웠는데요.. 사람들은 꽤 많더군요.. 시간이 지날 수록 사람 수는 점점 늘어가고.. 피로는 점점 더해갔습니다. =_=
남산의 난간으로 몸을 향할 때는 7시 경.. 우에......... 너무너무 춥습니다. 게다가 치마를 입었더니 다리가 떨어져 나갈 것 같더군요 -_- 양 옆에 뒤에 앞에.. 온통 부둥켜안고 있는 커플들 덕에 약간이나마 추위를 막을 수 있죠.. 다행인 지 불행인 지.. ^^;;;
새벽.. 동이 터올 수록.. 안개가 짙어지는 것이 왠지 불안불안했었는데.. 라디오를 들으니 동해안.. 정동진에서 해 뜰 시간이 지났는데도.. 말이 없더군요. ;ㅁ;
기다리고 기다려도 빠알간 태양은 솟아올랐는 지.. 저 구름너머.. 안개저편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군요.. 사람들은 한 둘씩 자리를 뜨고.. 애타게 기다렸건만.. 그저.. 뿌연 하늘에 대고 새해 소원을 빌었습니다.
구정에 다시 시도해볼까 생각중입니다. -_-a 왠지 올해는 해돋이를 꼭 보고 싶다는 이상한 집념아닌 집념이 생기고 있습니다. ㅋㅋ 그 고생을 하면서 갔는데도 못봐서 너무 아쉬운가봅니다.
내려오는 길에 케이블 카를 탔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케이블카가 삭도라고 하는 군요.. 모르는 한국말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_-a 외국어를 공부하는 과정은 모국어를 다시 한번 바라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 태어나서 첨으로 케이블 카를 탄 것 같은데.. 사실 마니 무서웠습니다. ㅋㅋ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 가만히 있었지요.. 근데 구간이 짧아서.. 무서워할라고 막 준비했더니 끝나버렸지요 ^^;;; 나중에 기회가 되면 왕복으로 타봐야겠습니다. 나무에 잎이 무성한 시기에 ^^
어제 엄마가 약간의 올해 신수를 말해줬는데.. 별로 나쁘지 않더군요 ^^
올해의 목표는.. 작년과 똑같은데.. -_-a 작년에 어영부영 살다보니 -_-
첫 째는.. 내 인생의 앞날을 설계하는 것이고..
둘 째는.. 말투를 온화하게 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고..
셋 째는.. 책을 많이 읽기.. ^^
마지막으로.. 차분한 성격이 되도록 노력하자. -_-a 이건 천성을 고치지 않는 한 무지 힘들 것 같지만.. 적어도 뛰다가 넘어져서 손바닥이 까지고 무릎에 멍이드는 일 같은 건 이제 그만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0-
여기오는 모든 분들.. 새해 소망 모두 이루시고..
항상 행복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