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이아/보고듣고읽고느낌

학원액쑌로망 [말죽거리 잔혹사]보다

Haia 2004. 1. 19.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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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 양재역 부근을 말죽거리라고 하는데, 조선시대에 지방과 서울을 오가는 여행자들이 타고 온 말에게 죽을 끓여 먹이고 자신도 쉬어 갔던 곳이라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ㅎㅎ 재밌다. ^^

일욜 모임에 가기 전에... 항상 그렇듯이 동생과 -_- cgv 조조를 향해 나갔다. 토욜에 집에 늦게 온 터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내가 몸을 끄는 지 몸이 나를 끄는 지 모르게.. 또 새로운 휴일하루를 시작하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9시 반 영화.. cgv에 9시 10분경 도착.. 뜨헉.. -0-
사람이 열라 많다.. 오늘 무슨 일이 있는가? 이런 적이 없었는데? 대기인수 11?명 *_* 대기예상시간 18분.. 흐헉.. 과연 영화를 볼 수 있을까..걱정이 된당. 사람이 바글거리는 이유는 즉슨.... [내사랑 싸가지]라는 영화. 멋진 김재원이 나온다는 이유로.. 중고딩들이 바글바글한 것이었다. ㅎㅎ 내가 볼 [말죽거리 잔혹사] 때문이 아니어서 안심할 수 있었지비.. ^^

9시 30분 땡~할 때 표를 끊었다. 안타깝게도 또 앞에서 3번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중앙자리다.. 전엔 왼쪽 구석이라 목이 뿌러지는 줄 알았는데.. 이번엔 그래도 다행이다. 그리고 멋진 권상우 얼굴을 대빵만하게 볼 수 있으니 좋다. ㅋㅋㅋ

[친구]랑 비슷한 영화라던데.. 라는 얘기에 약간의 반감을 가지고 갔다. 또 폭력난무영화인가.. 싶었는데.. 보고 나니 그것과는 약간 다르더군.. 굳이 [친구]에 빗대어서 얘기하는 건 아니고.. 요즘 한국영화를 보면.. 너무 폭력이 난무한다.. 그것도 이유없는 폭력이. 그리고 조직적인 폭력.. 느므느므 실타. *_*
그것과는 약간(?) 다르게.. [말죽거리잔혹사]에서는 고딩남학생들의 세력싸움(?) - 조폭이 아니다. - 그리고 불의를 보고 참지 않은 것인 지.. 친구의 복수를 하는 것인 지.. 비뚤어진 선생과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항의에서였는 지.. 아니면 모두 복합적으로 뭉뜽그려진 것인 지는 선명하지 않으나.. 이유있는 폭력.. ㅎㅎ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잔잔한 로맨스.. 용기가 부족해서인지.. 어긋날 운명이었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학창시절이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가슴설레이는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그리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나도.. 이런 추억이 있었으면... 싶게 만드는.. 캡춰하고픈 영상들이 몇개나 되는 영화다. 권상우의 의외의 그 선한 눈빛과.. 어설픈 첫사랑의 느낌은.. 오랫만에 느껴보는 신선함이었다.
나도 고등학교 다닐 때는 라디오를 끼고 살았었는데.. ㅎㅎ 독서실 다니면서 제일로 많이 들었고.. 아직도 김형중의 목소리는 듣기만해도 옛날 그 느낌들이 되살아난다.. 김형중도 늙고.. 나도 늙어가고 있지만..
나도 고등학교 다닐 때 연애를 시도해봤어야했는데.. -_-.. 아니다.. 알고보면 시도는 많이 했었던 걸지도.. ㅋㅋ 근데 성공한 일이 없었고.. 또.. 마음 확~ 빼앗아가는.. 그런 사람을 못만났던 게다.. 쓸데없이 세계사 선생님 음료수나 주고 -_-a 그러지 말껄.. ㅋㅋ (자꾸 딴 길로 새는 군..)
그리고.. 끝내.. 결말을 내지 않는 그 요상한 종결도 꽤 의미깊다. 후후.. 그저.. 추억은 추억으로.. 담아두는 것이 좋은 것이겠지..

우식(우석인가? -_-a 암튼 이정진)이 학교를 떠나고 나서.. 불현듯 목표가 생겨버린 현수. 이소룡이 된다. 오오.. 근육 짱 멋지다 *_* 액숀 멋지다.. 몸매 멋지다.. 침 줄줄 ㅎㅎㅎ
선도부이지만.. 느므느므 싫은 재섬는 놈을 멋지게 때려눕히고 학교에서 짤려버리는.. 현수.. -_-a 우리나라 교육에 도전장을 낸 것인가? 떠날만하면 떠나는 게 좋겠지..
정말 저런 선생들이 있었나싶을 정도의 사람들.. 느므느므 실타.. 영어선생.. 수학선생.. 그리고.. 교련선생인가.. 그냥 감시하는 군인인가 모르겠다만.. 배불뚝이 군인xx 정말 나같아도 주먹을 날려주고 싶을 정도다..
이 무리들을 일망타진해버리고 유유히 떠날 수 있는 용기는 정말 엄청난 것 같다.. 쩝.. 나같으면 절대 못했겠지 -_-a 나라면.. 아마도.. 찍소리 안하는 범생이나 됐을까? 흐흐흐흐흐

권상우라는 (당대) 최고의 멋쟁이 배우와.. 그에 못지 않게 인기짱인 이정진과.. 뭇 남성들을 울리는 여인네(여자는 이름 모름 -_-)를 캐스팅하면서.. 어쩌면 가벼운 흥행성 영화라는 느낌을 주고 있는 지도 모를.. 학원액숀로망이라는 코믹한 문구로 관람객을 유치하고 있는.. 이 영화는 어쩌면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가 처음의 생각보다 꽤 깊은 지도 모른다. 비록 78년이라고는 하나.. 지금이라고 얼마나 나아졌을소냐.. 떠나고 싶어하는 학교를 이야기 하고 싶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잔잔하게.. 마음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혼란스럽고도 아름다운.. 그런 추억을 이야기하고 싶었을 게다..

난 맘에 든 영화다. ^^ 나중에 파일로 구해서 소장하고 싶은 영화! 헤헤~ 일찍부터 나가서 본 보람이 있다. 권상우 짱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