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ia 2003. 11. 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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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벌..
그렇게 보고싶은 영화는 아니었는데 우연치 않게 봤다.
수원에 있는 cgv 에서 봤는데.. 역시 구로 cgv와 엄청난 차이가 있다. -_-
화면의 크기하며.. 사운드하며.. 역시 돈이 좋다.. ㅋㅋ
수원 cgv가 왜 서울에 있는 cgv보다 이렇게 싼걸까.. 하며 의아해했는데.. 해답은 역시 있었던 게다. But.. 조조는 똑같다 -_-

암튼.. 조조를 봤는데.. 사람이 그다지 많지는 않더군..
좋은 자리에서 재미나게 봤다. ^^
옆에 아이들을 데려온 가족이 있었는데.. 저렇께 쪼꼬만 애가 이렇게 욕이 난무하는 영화를 봐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요즘 애들 말이 더 무서울 지도 모른다 -_-

첫 장면에 나오는 4자 회담(?) 당고종, 연개소문, 김춘추, 의자 이렇게 네 왕이 앉아서 회담을 하더군. ㅋㅋ 역시 연개소문은 맘에 든다. 흐흐
김춘추는 역시나 맘에 안든다.. 어쩌면 그렇게 이미지가 딱 맞는 배우를 캐스팅 했을까 모르겠다. 의자왕은 미스 캐스팅인 거 같고.. 오지명이 왠말인가.. -_-

이렇게 4자회담을 그 당시에 했다면 아주 좋은 상황이었을 텐데.. 중국이 보고 말도 안된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지금 보기엔 기분은 좋다. ㅋㅋ

연개소문은 이 때 딱 한 번 나오고 영화 끝날 때까지 안나온다. -_- 황산벌이라고 했는데 왜 연개소문이 나오나 했다만.. 역시나 딱 한 컷 나오고 안나오더군..

이 영화를 충청도 사람들이 보면.. 참.. 거시기할 것 같다. 거시기가 머시기 혀서 거시기 하지라~~
그 참.. 꼭 그렇지만은 않을 진대.. 나는 지금도 충청도나 전라도 사람은 백제인인 거 같고.. 경상도랑 강원도 사람은 신라 사람인 것 같다 -_- 그래서 충청도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 왠지 더 가슴 뭉클하지 않을까 싶다. ㅋㅋ 말도 안되는 얘기일 지도 모르겠다만..
에또.. 난 신라사람이고 싶지 않은데 우연히도 경상도에서 태어나서.. -_- 맘에 안든다.. 신라 싫다.. 아니지.. 신라가 아니고 김춘추가 실타.. ㅋㅋ
우리 고구려랑 백제랑 다 말아먹은..

우리 나라 옛 문화에서도 그렇듯이.. 이 영화에서도 전쟁이라는 잔혹한 사건을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탐색전 맞짱 심리전 등등.. 특히 욕싸움 하는 건 가히 압권이다 -_- 우리나라 욕도 참.. 거시기하다..

궁금한 게 하나 있다면.. 김유신이 계백이 말했던 거시기(죽기전짜기 갑옷을 벗지 마라)를 파악하고 나서 던진 말. "자기 팔꿈치고 핧지 못하는 인간이다"라는.. 그 말을 한 이유를 난 당최 모르겠다. -_-
갑옷을 벗지 못하도록 꿰매 입은 작전에 자신이 휘말린다는 건가? 아닐 것 같은데.. 암튼 잘 모르겠다 -_- 누구 알면 댓글로 알려주시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고대 스타일의 전쟁 방식이 참 재밌다. 물론 내가 끼면 절대 재미 없지만.. -_- 성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생활하며.. (물론 성 밖에 사는 불쌍한 사람들도 있지만.. ) 그 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다리를 만들고 강을 건너기 위해 부목을 만들고 성벽을 넘기 위해 흙담을 쌓고 하는 등등의 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시대의 전쟁은 왠지 흥미롭다.
그 전쟁의 모습을 이 영화에서 그려낸 것이 마음에 든다. 그러나 별로 잔인하지 않아서 좋다. 피가 난무하고 삭둑삭둑 이러는 건 정말 싫다.. -_-

그리고 비가 오는 걸 예견하고 진흙을 만들어 백제군의 갑옷을 벗게 만든 것은 정말 머리 잘 굴린 것 같다. 계백은 용감무쌍하게 용기와 기백으로 전쟁을 했다면 김유신은 똑똑한 머리로 좋은 계략을 짜내어서 이긴 셈이다. 10배의 군사를 가지고도 계략이 없었으면 이기지 못했을 것을.. 김유신은 멋진 놈.. 아니 멋진 장군이다. ㅋㅋ

아참.. 그리고 왜 화랑들은 얼굴을 그렇게 새하얗게 칠하고 눈이랑 입을 빨갛게 화장한 건가 모르겠다. 지식인에서 찾아볼까.. -_- 역시..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그래도 영화를 보면서 아는 이름이 주로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세세히는 모르지만 이름을 아는 게 어딘가. -_- 그 예로 당나라 장군 소정방. 그놈이랑 연개소문이랑 친했었는데.. 아무튼..

계백은 전사하면서 거시기라는 이름 모를 군사를 한명 살리는 데.. 이는 꼭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왠지 비슷한 느낌이라는.. -_- 거시기 병사의 엄마로 전원주가 나온다는.. ㅋㅋ 근데 정말 닮아서 깜짝 놀랐다는..

마지막에 김유신의 소정방을 향한 멋진 태도에 깜짝 놀랬다. 이건 아마 역사에 없는 게 아닐까 싶다. 어쩌면 그 옛날 우리가 하지 못했던.. 우리가 아니 신라가 가지지 못했던 용기를 김유신의 마지막 일침으로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 커다란 아쉬움을..

아무튼 아쉽다. 고구려가 망한 것이.... 공부해야겠다. 삼국사에 대해서. 히히.. 언제? -_- 내가 너무 자세히 써서 이거 보고 황산벌 보면 재미 없겠다.. 하긴 여기 오는 이가 얼마나 된다고 흐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