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ia 2004. 11. 17. 13:31
쓰러질때까지..



일욜에 옴살식구들과 연극을 보러 갔다.
임량네 극단에서 하는 연극이었지. 비록 임량이 나오진 않지만..
임량은 앞에 나와서 진행을 했다. 흐흐흐

대학로에 있는 정보소극장(이릉에 왜 '정보'가 들어갔을까?? 도통 모르겠다 -_-)에서 관람을 했는데.. 소극장 치고는 의자는 좋았는데.. 앞 사람 머리가 시야를 가려서 넘 안좋았다.(소극장 열라 많이 가본 사람처럼 얘기하기 권법 사용했음 ㅋㅋ)
나보다 소발양이 더 심각했지.. 앞에 떡대같은 사내가 앉아있었으니..
여튼 상황은 이랬고..

제목만 보고는 당최 무슨 연극인지 모르겠더군..
나딱양이 말해줬다..
(술 먹고) 쓰러질때까지 라고..
내심 (지쳐) 쓰러질때까지가 아닐까.. 했었는데 ㅋㅋ
술먹고 쓰러질때까지라.. -_-;;

내가 연극은 본 일이 거의 없는지라.. 뭐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만..
무언가 감흥이 없는 작품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러시아의 불라불라불라 작가의 작품이라는데..
대체 무얼 얘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극은 남자 셋 여자 셋이 나온다..
전반부는 남자 셋이 술을 마시며 얘기하고.. 후반부는 여자 셋이 술을 마시며 얘기하지..
남자셋은.. 정말 연기 최고다. -_-
진짜 술에 쩔은 쓰레기의 모습을 여실히 연기하더구만..
(왠지 학교 다닐때 선후배, 칭구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_-;;;;;)

술에 중독돼서 돈이며.. 직장이며.. 가정이며.. 제대로 꾸리지 못하는 사람을 비웃자고 하는 얘긴지..
현실을 부인하고 싶어서 술에 쩔어버리는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하자는 얘긴지..

그래도 남자들 얘기는 그럭저럭 볼 만했다..
정말 연기가 엄청났으니깐.. -_-
사람은 술을 쓰러질때까지 마시면 안되는 거다.. -_-;;;

여자들 나오는 건 솔직히 너무 진부했다. 연기도 어설퍼 보이고..
뭔가 교감이 안가더구먼..
이혼, 낙태, 미혼모.. 이런 주제들을.. 너무나 진부하게 폈다.
쩝쩝.. 졸릴뻔했다 -_-

결론을 말하자면..
내가 지양하는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무대에 나와서..
술은 답이 아니라는 얘기를 한 듯도 싶다.
러시아는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저런 사람들이 잔뜩 있으려나?? -_-;;

내가.. 이 연극을 이해하기에는 아직 짧게 살은 것일지도 모르겠고.. 술을 덜 먹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제일 마지막 대사였던가..

"술이 있어 좋다.. " 라는 대사엔 공감 못하겠다.

난 술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지만..
단지 도구로써 좋아하는 것이지.. 항상 좋은 건 아니다..
언제나 중요한 건.. "누구랑" 술을 먹느냐이다..
그 외엔 술은 그저 술일뿐..